Tracktion Waveform 14 — DAW 안에 AI 어시스턴트가 들어왔다

Tracktion6월 29일 대표 DAW의 대형 업데이트인 Waveform 14를 내놓았다. 이번 버전의 핵심은 DAW안에 통째로 들어온 AI Assistant다. ChatGPT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을 쓰되, 브라우저에 챗봇을 따로 띄워 놓고 오가는 것이 아니라 편집 화면 옆에서 매뉴얼을 대신 찾아주고, MIDI까지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올해 DAW 시장의 흐름은 뚜렷하다. Logic, Ableton Live, FL Studio, Cubase가 앞다퉈 스템 분리(완성된 음원에서 보컬 · 드럼 등을 따로 뽑아내는 기능)와 AI 보조 기능을 넣는 가운데, Waveform 14는 ‘AI를 DAW 안에 상주하는 어시스턴트’ 로 앉혀놓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음악을 대신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열려 있는 프로젝트의 편곡 · 템포 · 트랙 구성을 읽고 옆에서 도와주는 도구다. AI 말고도 다른 알맹이가 많다. 오랫동안 좌우 2채널에 묶여 있던 오디오 입출력이 멀티채널(서라운드)로 풀렸고, Melodyne 같은 편집 도구를 DAW와 연결해 주는 규격인 ARA2 지원이 크게 확대됐으며, 화면 구성도 전면 개편됐다. 서라운드 · 공간 음향 작업을 노리는 중소 규모 스튜디오라면 한번 쯤 눈여겨볼만하다.

↗️ Tracktion 공식 홈페이지

한눈에 보는 Waveform 14

  • AI Assistant : 매뉴얼 기반 질의응답, MIDI 생성, 믹싱 조언, 플러그인 제어까지 대화로 처리
  • 멀티채널 오디오 : 입출력 2채널 제한 해제, 멀티채널 파일 녹음 · 불러오기, 서라운드 · 공간 음향 도구 탑재
  • ARA2 확장 : ARA 호환 플러그인을 오디오 길이 조절(타임스트레치) 방식으로도 사용 가능
  • 새로운 화면 구성 : 하단 Properties 패널을 클립 편집기로 교체, 색상 · 아이콘 · 글꼴 개편, 사용자 지정 색상 18종
  • 가격은 249$부터(기존 사용자 업그레이드는 149$부터) : 출시 기념 40% 할인은 기간 한정(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AI Assistant — 구독이 아니라 사용한 만큼 낸다

https://www.tracktion.com/products/waveform-pro-whats-new

AI Assistant는 지금 열려 있는 세션의 편곡 · 장르 · 템포 · 트랙 구성을 자동으로 읽고 그 맥락 위에서 답한다. 매뉴얼을 근거로 질문에 답하고, 곡의 키와 템포에 맞춘 베이스라인 · 멜로디 · 드럼 패턴 MIDI를 만들어 주며, 이미 찍어 둔 MIDI 클립을 분석해 어울리는 코드 진행을 제안한다.

플러그인을 이름으로 검색해 불러와 걸어놓고, 프리셋과 파라미터를 바꾸고, 프리셋 · 샘플 라이브러리를 검색하고, 단축키를 찾아서 바꾸고, 반복 작업용 JavaScript 매크로(자동화 스크립트)를 대신 짜주는 것까지. Studio Tech 대화창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과금 방식이 눈에 띈다. 매달 내는 구독이 아니라 사용한 만큼 내는 방식이다. Tracktion 공식 안내에 따르면 사용자가 OpenAI나 Anthropic에서 발급받은 자신의 API키를 직접 등록하는 구조(BYOK)로, 언제든 서비스 제공사를 갈아탈 수 있다. 사용량 기반 과금 방식이기 때문에 AI를 쓰지 않으면 돈을 낼 일이 없다. 그리고 이 기능은 완전히 선택 사항이다. API 키를 넣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패널 자체를 꺼버릴 수도 있다.

API키를 직접 등록한다는 것은 AI 사용료가 내 계정으로 바로 청구된다는 뜻이다. 도입 전에 해당 서비스에서 월 사용량 한도와 알림부터 걸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또 세션 정보가 외부 AI 서버로 나가는 구조인 만큼, 비공개 계약이 걸린 상업적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데이터가 전송되는지 약관을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2채널의 벽이 무너졌다 — 멀티채널과 ARA2

그동안 Waveform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입출력 2채널 제한이 사라졌다. 입력 · 출력을 멀티채널로 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멀티채널 파일의 녹음과 불러오기가 가능해졌고, 서라운드 · 공간 음향 작업에 필요한 도구가 함께 탑재됐다. 이 기능은 Pro 번들에 포함된 Multi Channel 확장팩으로 제공된다.

ARA2쪽도 대폭 확대됐다. 이제 ARA 호환 플러그인을 오디오 길이 조절(타임스트레치) 방식으로 걸 수 있고, 곡 전체 설정과 코드 트랙 정보가 플러그인에 바로 전달된다. 클립 반복, 복사 · 붙여넣기도 프로젝트 전체에서 일관되게 동작하도록 고쳤다. Melodyne 같은 도구를 붙여 쓰는 작업자에게 실질적인 개선이다.

멀티채널이 열렸다고 해서 Dolby Atmos 렌더러까지 내장된 것은 아니다. Atmos식 채널 구성이나 헤드폰용 바이노럴 모니터링은 별도 구성이 필요할 수 있으니, 서라운드 납품용으로 검토한다면 30일 무료 체험판에서 실제 납품 포맷 기준으로 라우팅을 먼저 검증해보자.

인터페이스의 자잘한 편의 기능

화면도 싹 바뀌었다. 하단의 Properties 패널이 새 클립 편집기로 교체돼 편집 동선이 짧아졌고, 색상 체계 · 아이콘 · 글꼴이 다듬어졌다. 제목 표시줄이 창에 통합됐고, 18가지 사용자 지정 색으로 화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 기존의 .tracktion 프로젝트 파일 형식을 없애 프로젝트 관리를 단순화
  • DAWproject 가져오기 · 내보내기 지원 : 프로젝트를 다른 DAW와 주고 받는 공용 형식
  • 플러그인 개수 제한을 25개로 상향 : 더 긴 플러그인 체인 구성 가능
  • 다국어 번역 개선, 프로젝트 보관(아카이브) 기능 강화

DAWproject는 Bitwig · Cubase 등이 함께 밀고 있는 DAW 간 프로젝트 교환 표준이다. 다만 플러그인 설정까지 온전히 넘어간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협업 상대와 공유할 때는 트랙별 오디오 파일(스템)을 함께 내보내는 습관을 유지하는 편이 안전할 것이다.

Linux 지원이 ‘예정’ 으로 밀린 점은 기존 Waveform의 강점이던 리눅스 스튜디오 사용자에게는 당장 업그레이드 보류 사유다. 13버전을 쓰는 리눅스 환경이라면 14버전이 지원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맞다.

‘DAW 내장 AI’는 이제 마케팅이 아니라 기본기 경쟁이 된 것 같다. 관건은 기능 유무도 중요하지만, 요금을 어떤 방식으로 지불하고, 내 세션 데이터가 어떻게 관리되는가에 있다. 내 API키를 직접 등록하는 Waveform 방식은 이러한 결정권을 사용자에게 맡긴 첫 사례에 가깝다. 다른 DAW 제조사들이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AI를 들여올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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